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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시탐탐입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생소한 라틴 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좌파 대통령이 집권한 콜롬비아와 미국의 관계에 관한 칼럼을 하나 가져와 보았습니다. 칼럼은 “Why Washington Still Needs Colombia”로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 그 중에서 콜롬비아 간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으로서 우파 정권이 집권하던 지역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박정희 정권을 미국이 지지했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사실 미국은 자국에 우호적이라면 그 국가가 독재 정치이던 군부 정치이던 사실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콜롬비아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콜롬비아는 지금까지 우파 대통령이 통치하던 지역으로 냉전시기부터 미국의 가장 충실한 우방국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2022년 콜롬비아에 좌파 정부인 구스타보 페트로 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됩니다.
2022년에 콜롬비아에서 M-19(1973년 결성된 민족주의 및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게릴라 반군) 전 멤버인 구스타보 페트로가 대통령에 선출되었습니다. 그의 승리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며, 그의 포퓰리스트적인 정책과 반 엘리트 담론이 콜롬비아 정치 전통과 충돌하였습니다. 그러나 페트로는 더 큰 사회 정의를 추구하여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으며 선거에서 승리합니다.
미국은 페트로의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페트로를 백악관에 초청하고 콜롬비아를 “반구로 가는 열쇠”로 극찬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콜롬비아의 관계는 일부 이슈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페트로는 Plan Colombia라고 불리는 미국과의 협력 계획을 반대하고 있으며, 이 계획은 콜롬비아의 안보와 마약 퇴치를 위한 자금 지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페트로는 미국의 “약물과의 전쟁”을 비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미국은 콜롬비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중요한 지역 동맹국으로서 콜롬비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경제 개혁과 사회 정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의 광범위한 목표 중 일부는 달성이 어려워 보입니다. 그는 무장 저항세력과 마약 밀매업자들과의 합의를 모색(Total Peace)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페트로 대통령이 반미적인 색채를 보이면서 현재의 미국과 콜롬비아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며, 이 지역에서는 미국의 대안이 없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핑크 타이드라고 하는 좌파의 물결이 생겨나면서 미국으로선 골치 아픈 실정입니다.
2022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페트로의 정치적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과 관련된 돈 세탁 스캔들과 사법부에 대한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그의 인기가 하락하고, 대중과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페트로의 지지율은 첫 해 말까지 56%에서 33%로 급락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콜롬비아의 안보 상황입니다. 학살과 납치 사건이 증가하고,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공격도 빈발합니다. 페트로 대통령 취임 후 납치 사건은 두 배로 늘어났고 사회 지도자들이나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살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페트로는 무장단체들과 평화 분위기 조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단체들은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국민들을 보호할 보안군의 능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마약 문제도 코카 재배의 증가로 인해 악화되고 있으며, 페트로의 마약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페트로 대통령은 마약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보다 합법적인 작물로 대체하고자 했지만 별 효과를 못본채 2022년에 콜롬비아의 코카인 재배는 최고점을 기록합니다. 코카 재배는 그의 임기 동안 증가했고, 마약 밀매 업체들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페트로는 국제 무대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마약방지와 기후 정책에 관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대립적인 성격과 발언이 지역 및 국제 협력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에 따르면 현재 콜롬비아는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이었음에도 몇몇 부분에서 미국과 갈등적이기도 하고 협력적이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려는 미국에게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는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미국과 콜롬비아의 관계가 서서히 약화될 것이라는 점인데요. 기존에 미국의 마약 정책에서 핵심을 차지했던 것이 코카인이었다면 최근에는 펜타닐이라는 새로운 마약이 등장하며 펜타닐의 주 생산지인 멕시코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콜롬비아는 워싱턴의 마약 정책에서 훨씬 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 둘의 관계를 약화시킨다고 하는데요. 비록 콜롬비아와 직접적인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라틴 아메리카로 확장하고 중국이 콜롬비아에 더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2021년에서 2022년까지 직접 투자를 3배가량 늘렸고 중국 기업들이 보고타 지하철을 비롯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국과 콜롬비아는 Plan Colombia와 더불어 자유무역협정이 재협상 단계에 들어서면서 협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링크가 계속될수록 미국과 콜롬비아 간의 협력이 위태로워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는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에 대한 견제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 무대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게 되면서 점차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세력권으로 여겨지던 중남미에서 계속되는 경제 침체, 정치적 혼란, 마약 및 범죄 조직, 그리고 이주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중남미 국가들은 점점 미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중남미는 자국의 뒷마당으로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저자는 멀어진 라틴 아메리카와 관계 회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설명으로 Plan Colombia는 미국이 마약 근절과 관련해서 콜롬비아 정부와 함께 추진한 정책입니다. 과거 2000년 콜롬비아 파스트라나 대통령은 국내의 마약 문제와 게릴라 반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대응에 나섭니다. 이전부터 미국에서도 마약은 상당한 문제였기 때문에 주요 마약 생산국들과 관련 협정을 맺으며 마약 근절을 추구했고 게릴라 반군이 마약 사업의 유통과 판매로 이익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반군 진압이라는 1석 2조의 목표로 계획이 실행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측은 플랜 콜롬비아로 경제 발전, 인권 개선 그리고 코카인 근절을 추구했고 콜롬비아 정부는 내전의 종식 그리고 경제적 저발전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따라서 플랜 콜롬비아는 마약 공급로 억제 및 내전 종식을 명목으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대한 공격과 영토 통제를 위한 군사적 지원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한편으로 농민들에겐 코카인 대신 다른 작물로 대체하도록 자금과 기술을 지원했지만 그 혜택을 보는 농민들은 적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대규모로 마약을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조직은 콜롬비아 북부에 위치해 있었는데 반해 게릴라 반군과 소규모 코카 생산들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군사적 지원을 바탕으로 반 게릴라적 성격이 강했던 플랜 콜롬비아의 계획에 따라 북부보다는 남부에 집중하여 마약 근절이라는 목표는 미미한 성과를 이루게 됩니다. 또한 마약 근절을 위해 하늘에서 제초제를 뿌리게 되면서 마약을 재배하지 않는 농민들, 가축 나아가 숲까지 훼손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 계획은 미국이 들어와 사태 진압보다는 오히려 내전의 심화와 갈등만 일으키게 된 꼴이 되면서 실패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은 이외에도 콜롬비아의 마약 단속 작전을 지원하는 등 관련 부분에서 협력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총체적 평화 정책이라고 불리는 “Total Peace”는 페트로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총체적 평화는 반정부 무장 단체나 범죄 조직과 우선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반 세기 동안 이어진 반군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정책인데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월 1일부터 반정부 무장 집단과 6개월 동안의 휴전에 들어간다고 발표합니다.
사실 2016년에도 정부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간 평화 협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무장혁명군 내 평화 협정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이 이탈하여 다시금 무력 시위를 이어오면서 반정부 테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총체적 평화를 위한 협상에서는 잔존 세력과 걸프 클랜 같은 마약 범죄 조직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6개월 동안의 휴전 발표가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반정부 집단인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이 휴전 협정을 거부하고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걸프 클랜이 콜롬비아 경찰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정부는 휴전을 파기합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판론자들은 반군과 범죄조직들은 협상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무장 단체들은 영토 통제와 수입원 및 징용을 확대해 갔을 뿐 진정한 평화를 위한 구체적 대화는 오고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정부와 같은 합법 기관들과 반군 및 범죄조직 간의 싸움은 감소한 반면 경쟁 단체들 간의 전쟁은 오히려 증가형 납치는 77%, 갈취는 15% 증가했습니다. 과거 2016년의 평화 협정도 비슷했습니다. 2016년 평화협정도 가장 큰 반군 조직인 무장혁명군(FARC)은 무장 해제시켰지만 그 빈자리는 다른 마약 밀매 조직에 의해 채워지는 결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라틴 아메리카에 다시 좌파 정부들이 집권하는 상황을 보며 핑크 타이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핑크 타이드는 1998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권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에도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인구 4분의 3이 좌파 정부 하에 있었던 상황을 일컫습니다. 일종의 좌파 정치의 유행인데요. 과거에 집권했던 좌파 정치는 자원 사업의 붐을 이용해 경제적 토대를 쌓으며 집권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 중반 이후 자원 가격의 하락 그리고 여러 부패 이슈 등으로 좌파 정권이 퇴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다시 핑크 타이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제 2의 핑크 타이드라고 할 수 있는 최근 현상은 기존에 좌파 정권이 집권한 적이 없는 멕시코와 콜롬비아에까지 좌파 정권이 집권하게 되면서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국가재건운동당의 로페스 오브라도드 대통령 그리고 위에 언급한 콜롬비아의 쿠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면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에도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좌파 물결은 미국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까요?
이 밖에도 볼리비아 사회주의운동당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온드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브라질의 룰라 등 여러 국가의 좌파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남미 지역 경제 규모로는 상위 6개국, 인구수로도 상위 7개국이 핑크 타이드에 포함된 만큼 의미있는 지표란 것은 분명합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전통적으로 좌파라 함은 사회민주주의 혹은 공산주의 운동과 관련이 있고 현재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적 전통을 가진 정당들이 집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은 현재에도 반체제, 혁명 그리고 변혁을 추구하는 정치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좌파는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부정적으로 보고 미국의 패권적 행동을 비난합니다.
미국 주도의 개발도상국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실패하면서 더욱 이러한 기조가 형성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좌파 정부가 위의 특징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좌파 물결이 핑크 타이드라고 불리는 것도 극좌의 성격 보단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좌파는 사회주의를 정당 강령으로 하면서도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수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정부는 국가주도의 경제 정책을 중요시하는 반면 대외적으로는 친미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 살펴본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도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의식하여 행동하고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하지는 않습니다.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세부적인 좌파 유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입장도 사뭇 다릅니다. 따라서 과거의 핑크 타이드가 반미와 친미로 혹은 자유방임과 개입 등 이분법적으로 구별되었다면 현재는 여러 조건에 따라 다양성이 추가된 상태로 보입니다. 따라서 핑크 타이드라는 물결 자체가 미국에 큰 위협을 가져오진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