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 이론] 왈츠의 구조적 현실주의 ,신현실주의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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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또 다른 국제정치이론을 하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다뤄볼 주제는 국제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모두 한 번씩 들어보셨을 왈츠의 신현실주의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왈츠는 국제정치이론 하면 정말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인물입니다.

구조적 현실주의를 창안한 왈츠

 그의 이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기존에 존재하던 이론들의 규범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탈규범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현실주의 이론을 과학화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왈츠의 신현실주의 이론이 나오고 이후에 왈츠의 이론을 비판하고 보완하면서 국제 정치 이론이 발전한 것만 보아도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겠죠. 일례로 알렉산더 웬트 교수의 구성주의 이론 또한 이 이론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띄고 있고, 후에 등장한 신고전 현실주의 또한 왈츠의 이론을 보완하기 위해 출발합니다.

1. 고전적 현실주의

 왈츠의 신현실주의 즉, 구조적 현실주의나 방어적 현실주의라고도 하는 이론을 소개하기 앞서 현실주의 이론에 대해 먼저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현실주의는 국가 행동을 설명하려는 이론입니다. 고전적 현실주의 같은 경우 전간기나 2차 대전을 중심으로 왜 국가들이 전쟁을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현실주의의 기본 가정을 보면 홉스의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이 기본적으로 사악한 본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국가도 권력의 극대화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제 정치는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갈등적일 수 밖에 없고 국가들을 아우루는 상위의 정부도 없는 무정부상태인 것입니다. 이런 가정을 보면 고전적현실주의가 개인의 본성을 악하게 보았다는 측면에서 개체론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왈츠의 신현실주의(Neo-Realism)

한편, 왈츠의 구조적 현실주의는 대략적인 가정은 현실주의와 같지만 전체적인 구조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현실주의라고 불립니다. 왈츠는 1959년 그의 논문 “Man, the State, and War”를 저술하며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데요. 왈츠는 이 논문에서 국가들의 보편적인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세 가지 분석 단위를 제시합니다.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Man, State, War 이 그것인데요. Man 변수는 개인 차원의 변수, State 변수는 국가 차원의 변수 그리고 War는 국제체제 변수를 뜻합니다. 개인 차원의 변수는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의 성향, 특성 등을 고려하여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고 국가 차원의 변수는 그 국가의 정치 형태(민주 or 독재 등), 여론, 이익 집단 등 국가 안을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체제 변수는 왈츠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국제체제 변수는 국제체제가 무정부적(Anarchy)인지 위계적(Hierarchy)인지 그리고 강대국의 수는 얼마인지를 고려하는 전체적인 구조 변수입니다. 구조적 현실주의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왈츠가 중요시하는 것은 국제체제 변수입니다. 왈츠의 말에 따르면, 이전의 고전적 현실주의나 국제정치이론들은 국가 행동이라는 결과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구조적 접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환원주의라고 합니다. 그에게 개인 차원이나 국가 차원을 고려하는 이론들은 개체론으로서 설명력이 없고 전체론적인 체제 수준만이 유의미한 변수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1979년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를 발표합니다.

2-1. 구조적 현실주의의 가정

 기존의 고전적 현실주의가 전간기와 2차대전시기 나온 이론이라면 왈츠의 신현실주의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당시 재차 미국과 소련간의 군비 경쟁이 심화되던 시기 왈츠의 이론이 발표됩니다. 왈츠의 이론에는 크게 4가지 중요한 가정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국가는 단일하며 가장 주요한 행위자라는 것입니다. 국제 정치에서 국제기구나 NGO, MNC 등 여러 행위자들을 중요시하는 자유주의와 달리 국제 정치의 중요한 행위자는 국가 뿐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가정은 국가가 내부적으로 통합된 행위자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가정은 국가가 도구적 합리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도구적 합리성이란 자신의 손익을 따져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한다는 겁니다. 마지막 가정으로 왈츠는 국제체제가 무정부적이라고 가정합니다. 국제체제에서 국가들을 통제하는 상위의 권위체가 없기 때문에(lack of authority) 국가들은 자연스럽게 생존하기 위해 안보를 추구하고 자구책(self-help)을 모색하며 갈등과 경쟁을 한다는 것입니다.

2-3. 구조적 현실주의에서 구조란?

 기본적으로 구조라는 것을 이해할 때 구조의 정의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요. 구조는 크게 3가지 명제로 정의됩니다. 첫 번째 요소는 조직 원리로 간단하게 국제 체제가 무정부적인지 위계적인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두 번째 요소는 국가들 간의 기능이 분화되어 있는가를 고려하는 기능의 분화입니다. 이 기능의 분화란 무정부하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고 위계 질서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무정부하에서 국가들은 국내의 정부처럼 자신을 지켜줄 상위의 권위체가 없기 때문에 자력생존(self-help)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국가들이 각자가 알아서 안보와 생존, 경제 등 모두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국가에게 기대었다가 배신을 하면 바로 생존이 위험해지기 때문이죠. 반면 위계 질서에서는 분화가 발생할 수 있고 국가들마다 더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권력의 배분이라는 요소는 구성단위들 간 권력 배분 즉 강대국의 수를 말합니다. 왈츠는 무정부하에서는 기능 분화가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권력의 배분을 강대국 수로 정의합니다. 이 강대국의 수를 극성이라고 하는데 극성의 능력은 인구, 영토, 자원, 경제력, 군사력 등으로 구성됩니다.

 즉 강대국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구조의 변화 요인인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근대 주권 국가의 시작으로 보는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의 국제체제는 여러 강대국이 존재했던 다극 체제(Multipolarity)로 보고, 2차 대전 이후로 냉전 체제를 양극 체제(Bipolarity) 그리고 소련 해체 후를 단극 체제(Unipolarity)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왈츠는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을 상수로 고정하여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국제체제의 변화는 무정부에서 위계로 바뀌는 근본적인 체제 변화 보다는 무정부하에서 권력능력의 배분 즉, 강대국의 수가 변화하는 체제 내의 변화를 체제 변화로 인식합니다.

3. 왈츠의 구조적 현실주의

 왈츠에 따르면 이렇게 정의된 구조는 국가의 행동을 결정하는 독립변수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왈츠는 1648년 베스트 팔렌 조약을 체결하면서 국가들의 동시행동(Coaction)으로 국제 구조가 처음 이루어졌고 일단 한 번 형성된 구조에는 국가들이 다시 영향력을 끼칠 수 없고 오히려 구조의 압력이 국가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설명합니다.

 기본적으로 국제정치에서 국가들의 행동을 크게 안보와 협력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았을 때 국가들은 무정부성이라는 국제 구조로 인해 안보를 추구하게 되며 국제협력은 잘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우선적으로 국제 협력 측면에서 무정부 체제하에서 국가들은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배신의 가능성에 놓이게 됩니다. 이는 대표적으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보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야하고 더 많이 얻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게 되고 상대방에게 의존하게 되면 그만큼 상대방에게 휘둘리게 되기 때문에 의존 가능성도 낮습니다.

 한편, 국가들은 무정부하에서 생존을 추구하게 되고 자연적으로 생존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부적 균형화와 외부적 균형화를 달성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내부적 균형화는 군비 증강을 뜻하는 것으로 국가의 군대를 증강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선택이죠. 외부적 균형화 같은 경우에는 다른 국가들과 동맹을 맺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국가들은 무정부하에서 내/외부적 균형화를 추구하고 결과적으로 자동적으로 여러 국가들이 동맹을 맺어 세력균형체제(Balance of Power)가 완성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강대국의 세력에 들어가거나 비슷한 나라들끼리 동맹을 맺어 균형을 유지해 생존하려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3-1. 양극체제 안정론

 이처럼 왈츠는 기본적으로 무정부하에서 국가들은 자동적으로 세력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그는 다극, 양극, 단극 체제에서 양극체제가 가장 안전한 체제라고 설명하는데요. 왜냐하면 양극 체제에선 강력한 두 국가가 존재하고 핵무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갈등의 위기 정도가 강해 행위자들이 신중하게 움직이고 강대국이 오직 두 국가 뿐이라 전쟁의 주 원인인 오인이나 오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합니다.

 또한 미국과 소련처럼 양 진영이 나뉜 상황에서 강대국이 진영 내 이익을 조율하기 때문에 이익 조정을 위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강대국 자체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 동맹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동맹에서 자주 발생하는 딜레마인 연쇄적 패거리 짓기(Chain-Ganging)이나 책임 전가(Buck-Passing)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굳이 강대국이 동맹국에 조건 없이 불필요하게 연루되거나 떠밀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또한 약소국들은 강대국 없이는 상대 동맹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책임 회피나 무임 승차를 할 수 없는 것이죠.

3-2. 제한적 핵확산(Managed Proliferation)

 왈츠는 신기하게도 미국이 유일 패권이 된 이후에 단극 체제가 언젠가 다극 체제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국제체제가 다극 체제라는 불안정 체제로 이행되고 핵의 확산을 통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핵은 모든 국가가 핵을 가진다는 것보단 통제가 가능한 국가들이 핵을 가짐으로서 다시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왈츠는 핵을 가지는 국가들로 일본이나 독일 같은 국가들이 핵을 가지고 평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짧은 글로 왈츠의 이론을 모두 담기는 힘들겠지만 국제 정치 이론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근욱 저의 <왈츠 이후>라는 책을 보시면 잘 나와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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