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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시탐탐입니다! 오늘은 국제 정치 이론을 주제로 포스팅 해볼까 합니다. 오늘 다뤄볼 이론은 로버트 퍼트남 교수의 양면게임이론입니다! 양면게이론은 국제 정치에서 정말 유명한 이론으로 각 국가의 지도자들이 협상할 때 고려해야 하는 여러 조건들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오늘은 Robert D. Putnam의 “Diplomacy and Domestic Politics: The Logic of Two-Level Games.”라는 논문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론을 이해해볼 텐데요. 우선적으로 국제 정치에는 현실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구성주의 등과 같이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지만 꼭 어떤 특정 이론이 맞다고 단정 짓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양면게임이론도 정말 훌륭한 이론으로 국제 정치를 설명하는데 다양하게 활용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제 포스팅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Robert D. Putnam의 “Diplomacy and Domestic Politics: The Logic of Two-Level Games.” 라는 논문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면게임이론을 처음으로 선보인 논문입니다. 그는 논문을 통해, 각 국이 협상을 진행할 때, 고려하게 되는 변수를 설명함으로서 국가들의 협상을 분석하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는데요. 양면게임이론은 기본적으로 협상 당사자가, 국내적 비준과 국제적 협상,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게 되고, 이를 통해 상대국과의 이해관계도 충족하면서 국내적으로도 수용될 만한 선택을 하게 됨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국제적 협상을 진행하는 국면에서 협상자는 상대국과의 합의와 더불어 국내적 비준을 고려한 선택을 합니다. 이처럼, 논문의 핵심은 외교와 국내정치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것이며, 외교와 국내 정치가 양방향 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Robert D. Putnam는 국제정치학자 보다는 비교정치 학자에 가까움에도, 이 논문으로 국제정치학에 상당한 인지도와 명성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논문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서 그의 주장을 이해하고 평가해보겠습니다.
그의 논문의 초반부부터 살펴보면, 그가 국내정치와 국제 정치가 상호작용한다는 적절한 예시를 제시하면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1978년 G7 본 회의에서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국가들이 각 국의 이해관계가 달랐음에도, 그들이 채택한 합의문이 실제로 성공적으로 이행되었다는 점에서 의문을 품었습니다. 당시 세계 경제는 199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좋지 않은 상태였으며, 독일과 일본은 강력한 긴축 정책을 실시하고 있었고, 미국은 당황스러운 에너지 및 통화 정책을 실시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 회의(G7)는 문제 해결을 위한 각기 다른 구체적 합의에 성공하였고,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는 이러한 성공적 협상의 원인이 각 국의 국내 정치 구성원들이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양면게임이론은 이러한 각 국의 행동을 설명하는 모델로서 활용되게 됩니다.
이후 논문은 우선적으로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양면게임이론은 두 가지 측면의 협상이 동시에 고려되는 모델임을 볼 때, 국제적 협상과 국내적 비준은 각각 국제 단계인 level 1과 국내 단계인 level 2로 나뉩니다. 국제적 협상의 단계인 국제 단계(level 1)는 각 국의 협상자들이 모여서 서로 간의 합의를 하는 국면인데요. 이 국면에서는 협상자들끼리 합의를 통해 잠정적 합의를 이끌어 냅니다.
이때, 협상자들은 항상 국내적 비준에 해당하는 level 2를 고려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협상자들끼리 아무리 성공적인 협상을 이룩하여도 결국, 국내적으로 비준되지 않으면 비자발적 이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자발적 이탈이란 국내적 비준 단계에서 국내 정치의 집단의 요구가 국제 합의안에 충족되지 않을 시 일어나는 합의안의 국내적 비준 실패를 뜻합니다.
한 국가에서 비자발적 이탈이 일어날 때, 다른 협상국들의 입장에서 합의문을 지킬 이유가 없어지게 되면, 합의문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국내 단계인 국내 비준은 의회에서 조약이나 합의문을 통과하는 공식적 비준 행위와 더불어, 국내의 여러 이익집단이나 정당 혹은 여론의 암묵적 합의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국제적 협상 단계에서는 국내적 비준까지 고려한 합의문 채택이 핵심이며, 협상자는 후에 나올 자국의 승리 집합인 윈-셋을 기반으로 협상에 임하게 된다.
승리집합은 간단히 국내적 비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국제적 합의안을 뜻합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국의 윈-셋을 벗어난 국제 합의는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므로, 협상 당사자들은 자국의 국내 정치 행위자들 중 과반수가 지지하여 비로소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는 합의안을 채택하려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대표적으로, 국내 정치의 행위자가 다양하고 많은 민주 국가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국내적 비준이 꼭, 민주적일 필요는 없는데요. 1930년대 메이지 헌법 하에 일본 군부의 런던해군군축조약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국가 입장에서의 선호와 국내적 행위자들의 선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윈-셋은 기본적으로 두 단계의 선호에 교집합입니다. 따라서, 윈-셋의 크기는 협상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의 크기와 직결됩니다. 자국의 윈-셋이 크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협상의 타결 확률이 높아짐을 뜻하는 동시에 자국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를 창출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자국의 윈-셋이 작다는 것은 협상이 타결될 시 최고의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협상의 결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협상자의 협상력이 상당히 중요 해지는 것입니다.
국가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윈-셋은 크게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요.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국내 정치 행위자들의 선호와 연합이다. 논문에서는 국내 정치 행위자들의 선호와 연합이 동질적인지 혹은 이질적인지에 대해 윈-셋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국내 정치적으로 동질적 선호 관계가 형성되면 유일한 선호에 대해서 성공적인 결과만이 비준될 수 있기 때문에, 윈-셋이 작아지게 됩니다.
반면, 국내적 선호가 이질적이라면 윈-셋은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A와 B 그리고 합의 실패라는 세 가지 합의 결과가 있고, 크기가 비슷한 국내 집단들의 선호가 각각 다르다고 할 때, 45%의 집단이 A>합의 실패> B순으로 지지하고, 다른 45% 집단이 B>합의 실패>A를 지지하며, 나머지 10%의 집단이 B>A>합의 실패를 선호한다고 가정하면 윈-셋은 커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국제 합의에서 A와 B안 중 어느 것이 채택되어도 10% 집단의 선호로 인해 과반수를 넘는 지지를 받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윈-셋 결정 요소로는 국내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때, 국내 제도는 민주주의 제도의 유무일 수도 있고, 민주주의 제도 안 veto player의 유무가 상이한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비준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수결 제도도 영향을 주며, 시민 사회로부터의 자율성을 뜻하는 국가 강성도 개념도 결정 요소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독재 국가 보다 민주 국가가 윈-셋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협상자의 전략이 자국 혹은 타국의 윈-셋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협상자의 윈-셋 활용 전략은 자국의 윈-셋을 조절하는 전략과 타국의 윈-셋을 확대시키는 전략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협상자는 자국의 윈-셋을 축소시키기 위해 고위 공직자가 공개선언을 하여 가능한 선택지를 제거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고, 정치 쟁점화 전략을 통해 국내 여론의 분열이나 한 쪽으로 흐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국의 윈-셋을 확대하기 위해서 이면보상을 활용하여 특정 사안의 양보를 얻어 낼 수도 있고, 영향력 있는 지도자가 선의에 호소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타국의 윈-셋을 확대하기 위해서 자국과 이해타산이 일치하는 협상 상대국의 정치 집단을 활성화하고 연대하는 전략을 사용하거나, 타국의 시민 사회에 침투하여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로비가 가능한 미국에 경우에는 로비를 통해 미국의 윈셋을 확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Robert D. Putnam의 논문은 양면게임이론이라는 국제 협상 과정을 분석하는 모델이라는 측면과 논문 출시 이후의 만 건에 달하는 인용 수로 논문의 우수성을 증명했습니다. 저자는 그의 이론을 일반화된 이론이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국제 정치의 분석 틀 이자 은유라고 설명하는데요. 양면게임 이론에는 크게 내재하는 힘의 대칭성에 대한 비판과 초국가적 행위체의 양면게임이론에 대한 비판점이 존재합니다.
현실주의적 시각으로 인식되는 국가의 힘에 대한 개념은 국제 관계와 협력을 이해할 때, 배제하고 인식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전형적인 양면 게임이론적 설명은 협상국들 사이의 힘이 대칭적이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협상은 대칭적인 힘의 구조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비대칭적 힘의 구조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들 수 있는데요.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EC 및 여러 국가들은 농산품, 공산품 및 서비스에 관한 협상에 들어갑니다. 이때, 한국의 국내 여론 및 정치 집단들은 쌀에 관한 협상에서 강력한 예외를 주장했습니다. 국내적으로 쌀 개방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있었고, 농촌에 정치적 기반을 가진 여야 정치인들도 강력히 반대했으며, 김영삼 대통령도 대통령직을 걸고서라도 쌀수입개방을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따라서, 양면 게임이론에 의하면, 한국은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쌀 예외를 성공하거나, 협상을 실패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은 쌀 개방에 대한 합의문을 채택한 후 쌀시장 개방을 사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고, 관련부처 장관들이 사임하고 나서 가까스로 비준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다분히, 경제적 의존관계가 강력했던 미국이 원인이었는데요. 미국은 국내농업 정책을 국제화해서 농업 이익단체들의 저항을 우회할 수 있었고, 다른 국가들을 정책에 참여시킴으로, 농업 보조금 감축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유인이 존재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이 정책에서 타국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비대칭적 힘의 관계를 가진 국가들 사이의 협상은 양면 게임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양면 게임이론은 국제 단계인 level1과 국내 단계인 level2로 나뉘어 설명되고, 이를 통해, 국제 외교 및 통상 협상을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로서 활용됩니다. 하지만,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제 정치에 여러 종류의 행위자들이 등장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양면 게임이론의 보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EU(European Union)와 TPP(Trans-Pacific Partnership)가 있습니다. EU와 TPP는 국가들끼리 모여 설립된 국제 기구로서 EU는 그 성격과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EU와 TPP는 경제 통합을 이룩한 경제협력체로서 이들과의 국제 협상을 양면 게임의 측면에서 분석할 때, level2에 해당하는 국내적 비준 국면이 더 이상 국내적 측면이 아니게 됩니다. 이들은 이미 국가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고 그 대표가 벌인 협상은 국제적 협상 측면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국내적 협상 측면은 회원국 개별 국가들의 국내적 비준인지 여전히 회원국 간의 국가적 협상인지 그 개념이 모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면 게임이론은 그 이론적 한계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양면 게임이론은 우수한 이론임에도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논문이 발간된 연도와 세계화로 인해 다변하는 국제 사회를 감안하면 양면 게임이론의 가지는 한계는 불가피하지만, 여전히 양면 게임이론이 협상의 분석 도구로서 활용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조금만 보완하고 개선해서 사용한다면 더욱 범용성 있는 분석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양면게임이론에 대한 설명과 개인적 생각까지 정리해 보았는데요. 여전히 양면게임이론은 영국의 브렉시트, 그리스의 유로존 위기 그리고 한미 방위비 분담 등 여러 분야의 협상에서 분석의 틀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알고 계시면 유용한 이론이라고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