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안녕하세요 호시탐탐입니다. 오늘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남을 가지게 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대해서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디커플링’, ‘디리스킹’이라는 목표로 서로가 서로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두 정상의 만남으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사상 초유의 코로나 19라는 위기를 겪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전쟁도 발발하면서 G2 두 국가의 합의에 어느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두 나라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두 국가의 ‘일시적인’ 협력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APEC부터 시작해서 두 국가 정상들의 협상 유인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내 국가 간 경제 협력을 목적으로 형성된 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 냉전 체제하에서 미국과 체제 경쟁을 하던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가 소련을 승계하게 되면서 냉전체제가 종식되고 새로운 질서의 시기가 도래하게 됩니다. 냉전 시기 국가들은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 세력과 미국을 위시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으로 양분되었다면 탈냉전기에는 정치적 이념보다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지역적인 협력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잘 아시는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각각의 기구들도 1993년과 1994년 탈냉전과 맞물려 출범하게 됩니다. 이 두 기구들 말고도 1981년 걸프협력회의(GCC),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은 냉전기부터 형성된 기구들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국가들 특히 유럽과 북미 등에서 지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출범하게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APEC은 총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경제협력체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소속된 국가들의 면면만 보아도 왜 세계 최대인지 알 수 있습니다. APEC에는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의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전세계 교역량의 52%를 차지하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PEC은 태평양 연안국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상당히 큰 경제연합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PEC은 넓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권의 국가들이 모인만큼 협상 자체가 쉽게 타결되기 힘들기도 하고 전원 합의(Consensus) 방식을 채택해 협상 타결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APEC은 꽤 유의미한 역할을 하는데요. 90년대 초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다자간 무역 자유화 및 정보기술, 환경상품 등에 대한 관세인하 합의를 도출하는 등 보호무역보다는 다자자유무역 촉진을 주 의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APEC에서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중국과 미국이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올해 APEC 회의 같은 경우 11일 차관급 실무회의로 시작해서 재무장관회의와 각료회의를 거쳐 15일부터 17일 정상회의로 막을 내립니다. 본 회의에서는 경제뿐만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 유라시아의 두 전쟁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바이든과 시진핑은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과 시진핑 주석은 서로 인정하기는 싫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만큼 양국의 경제의 상호 의존이 심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공급망 재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경제 주체 간의 관계 단절이나 관계 최소화를 의미합니다.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하려는 목적은 중요한 산업에서 중국이 무기화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입니다.
예를 들어, AI,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핵심 첨단 산업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과학법, 그리고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등의 방법으로 중국의 첨단 산업 성장을 막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커플링의 일환으로 상대방 기업에 대한 경제 제재 그리고 무역과 투자 철수 등의 방법을 활용하기도 하죠.
미국이 중국의 ZTE, 화웨이 그리고 위챗 제재가 기업에 대한 경제 제재 그리고 이전 포스팅에 설명했던 리쇼어링, 프렌드 쇼어링 또한 디커플링, 디리스킹의 예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중국 산 원자재에 대한 대체제를 찾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020년 코로나 19의 종식 이후 미중 무역은 사상 최대치를 찍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전과 대비해봐도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14.53% 수입은 약 21퍼센트 가량 증가합니다. 2022년 전체 미국의 수출액에서 중국은 9% 수입에서는 약 20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이 단순히 ‘디커플링’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국이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소비국이기 때문에 두 국가의 상호의존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견제 대상인 반도체를 보면 여러 법령의 재정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막상 이러한 디커플링이 효과적으로 실현되는지는 의문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과학법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의 투자를 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세액을 공제해주는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신에 국가 안보를 위협할 우려가 있는 중국 등의 국가와의 거래에 관여하지 못합니다. 또한 미국 안보 기관의 반도체 시설 접근, 초과 이익 환수 등의 제한도 받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의 수익성에 당연히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죠.
이렇게 기업이 수익성이 무시된다면 당연히 기업들의 참여율도 저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미국은 실질적으로 AI와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일부 고사양 반도체에만 수출 통제를 하고 18나노미터 이하 디렘이나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등에 대해서는 제조 장비 수출을 허가합니다. 이외에도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일부 유예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자국과 제 3국 기업의 이익을 완전히 무시하고 중국과 전면적인 단절을 추구하기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계속해서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만큼 2019년 인텔의 대중국 매출액은 200억 달러이고 퀄컴의 매출액은 115억에 달합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얻는 수익이 상당한 만큼 결국 미국 입장에서도 기업들의 이익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의 이익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죠. 즉, 미국의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은 과도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거기에 중국이 배터리 생산의 핵심 광물들(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들의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만큼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가 미국의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이처럼, 중국이 최대 시장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양국의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여전히 서로가 서로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만큼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내년에 재선을 목표로 선거를 노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번 APEC회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다음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 하나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인데요. 중국에 대한 관세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 시기부터 시작되어 바이든 대통령 시기까지 맞물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 미국은 중국에 대해 환율을 조작하여 자유무역에서 부당한 방식으로 상대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합니다.
이로 인해 중국도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시행했는데요. 타국의 제품에 과도한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수출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 수입 관세를 내고 역내로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남기기 위해선 그만큼 가격을 높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물품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민주당 후보로서 바이든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취임 후 개선된 여러 경제 지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리쇼어링이나 경기부양책 등으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미국 연방 노동부의 발표에 따른 미국의 실업률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전체적인 GDP도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힘든 와중에 미국의 경제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더욱 확실하게 ‘바이든노믹스’로 어필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확실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의 중앙 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대의 인플레이션 통제를 목표로 계속해서 긴축적인 금리 인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앙 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은 경제 전반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앙 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 이자율이 높아지게 되므로 사람들은 통장에 돈을 넣어두길 선호하게 되고 자본이 유입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저축을 하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는 대신 물가 상승은 억제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 입장에서는 경기 위축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그간 위축되고 억압된 소비 심리가 폭발할 지금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경제 호황을 선전하고 표를 얻어야 하는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야 자신의 정책이 성공적인 경제정책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국과의 어느 정도 타협을 통한 관세 인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 화해할 유인이 존재하지만 두 국가가 화해하더라도 항구적인 협력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디리스킹을 강조하는 첨단 산업에서의 협력까지 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측의 상황을 고려해 긴장 완화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군사 채널에서의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할 것 같습니다.
여러 매채들이 전하는 것처럼 중국은 미국산 대두를 300만톤 가량 대량으로 수입하였고, 미국과 중국의 해빙의 상징인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베이징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과거 냉전기 두 국가가 레프로시망을 맞이한 것처럼 이번에도 두 국가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