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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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호시탐탐입니다. 오늘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포스팅을 해볼까 하는데요. 그간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한 반대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요원해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입장을 선회하면서 찬성하는 것으로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아시아가 정말 시끌시끌한 것 같은데요. 기존에 러시아와 가까웠던 튀르키예가 이제는 유럽의 손을 들어주면서 러시아의 뒤통수를 치고 나토의 동진에 맞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웨덴과 핀란드 등 대표적인 중립국들의 나토 가입을 부추기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된 내용은 저의 이전 포스팅들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이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북유럽에 위치하고 있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핀란드와 스웨덴은 위협을 느끼며 나토의 가입을 희망하게 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각각 9점대 이상의 민주주의 지수를 가지는 민주 국가들인데요. 그 중에서도 입헌군주제를 채택하는 스웨덴은 역사상 시민혁명이 일어난 적 없이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나라로 경제 규모와 군사력 면에서도 강력한 국가입니다.

 핀란드는 원래 군사 강국으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합한 숫자보다 많은 예비군을 보유하고 첨단 무기와 함께 국민의 75%가 전쟁 발발 시 참전할 의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스웨덴은 유럽 최고 수준의 공군과 최고의 방산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있기도 합니다.

 스웨덴은 200년 넘게 중립국으로서 지위를 지키고 있던 국가였고 군사적 요충지인 발트해에 위치한 국가입니다. 마찬가지로 핀란드도 발트해에 위치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1천 300km가량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로 과거에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중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고 중립국을 고수해왔습니다.

 이 두 국가는 자신들이 군사적 동맹에 가입하게 되면 유라시아 지역의 러시아를 도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오랫동안 중립국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스웨덴 같은 경우에는 나토가 출범할 때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고 다자 외교와 핵 군축 외교를 추구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중재자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왼쪽)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스웨덴 지도자였던 올로프 팔메 전 총리는 미국과 소련 두 국가를 모두 멀리하며 인권 중심의 외교 정책으로 다른 국가들과는 사뭇 다른 독자 노선을 구축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서서히 본색을 들어내며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두 국가의 인식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핀란드의 현지언론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나토 가입 찬성은 76%대로 나타났고 스웨덴에서도 대부분의 정당들이 나토가입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여론도 가입 찬성론이 조금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튀르키예의 반대

 이에 따라 핀란드는 2023년 4월 나토에 31번째 회원국으로서 지위를 공식적으로 확정합니다. 하지만, 스웨덴은 이때 같이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는데요. 스웨덴은 튀르키예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계속해서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토의 의사 결정을 위해선 컨센서스(만장일치)가 필요했기 때문에 튀르키예의 반대로 계속해서 가입이 지연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튀르키예는 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것일까요? 튀르키예는 자신들이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합니다. 튀르키예에서 쿠르드족은 소수 민족으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세력이여서 튀르키예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세력입니다.

쿠르드족 문제

 쿠르드족은 약 3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의 국경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튀르키예에서 PKK가 분리 독립 시위 및 폭탄 테러를 일으키자 이들을 테러 단체로 규정합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YPG)

 하지만 아랍에 봄에 의해 시리아에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내전으로 번지면서 시리아에서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일어나게 됩니다. 문제는 비슷한 시기에 이슬람 테러 단체인 IS가 등장하게 되면서 이미 2000년대 중동 지역에 개입하였던 미국과 서구는 자신들을 대신해 IS와 싸울 세력을 YPG가 포함된 SDF로 보고 이들을 지원합니다.

 튀르키예 입장에서는 쿠르드족을 포함한 SDF가 달갑지 않았고 역시 테러집단으로 규정합니다. 따라서 후에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서 손을 땐 후에 튀르키예는 시리아에 개입합니다. 튀르키예는 미군의 철수와 함께 2019년 10월 시리아를 침공합니다. 튀르키예 입장에서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자신의 나라에까지 번지길 원치 않았을 겁니다. 튀르키예에 개입에 따라 서방 국가들은 튀르키예에 무기 금수 조치와 같은 제재를 단행하게 됩니다.

쿠르드노동자당(PKK)

이렇게 서구 국가들과 균열이 생긴 튀르키예는 2016년 쿠데타 사건을 기점으로 자신의 정적들을 숙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의 반 체제 인사들이 해외로 도피하였고 그 중 상당 수가 스웨덴으로 도피하게 됩니다. 거기에 튀르키예가 점점 권위주의화하면서 많은 쿠르드족이나 정치 인사들이 스웨덴으로 이동합니다. 스웨덴 의회는 2017년 에르도안 대통령을 전쟁 범죄로 고발하기도 합니다.

쿠란을 불태우는 라스무스 팔루

거기에 스웨덴 내에서 반튀르키예 시위가 종종 일어나면서 두 국가의 관계가 악화됩니다. 최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튀르키예 대사관 주변에서 스웨덴 시민권이 있는 덴마크 극우 정당 대표 라스무스 팔루단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튀르키예는 스웨덴에 항의하지만 인권을 중요시하는 스웨덴의 특성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튀르키예는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갑과 을이 역전된 상황이 전개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엔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위해 양해각서를 채택하고 튀르키예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튀르키예는 스웨덴에 있는 반에르도안 인사들을 송환하길 요청했지만 스웨덴 사법부는 국제법상의 인권을 명목으로 거절하게 됩니다. 이처럼 스웨덴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에르도안의 입장 선회

 하지만 결과적으로 튀르키예는 기존에 입장을 철회하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합니다. 그렇다면 튀르키예는 이 대가로 무엇을 얻었을 까요? 우선 튀르키예는 이번 합의를 통해 EU 가입을 위한 스웨덴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냅니다. 스웨덴과 튀르키예는 스위덴이 EU-튀르키예 관세 동맹 현대화와 비자 자유화 조치에 합의하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는 조건으로 튀르키예의 EU 가입을 돕기로 합의합니다.

튀르키예, 나토 그리고 스웨덴 3자 입장표명

 그 동안 튀르키예의 오랜 숙원이었던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이번 총선에서 큰 위기를 맞이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새로운 지지율 확보를 위해 EU 가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튀르키예는 스웨덴 내에 있는 반튀르키예 단체에 대해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내고 기존에 양해각서를 지키기 위해 PKK에 맞서기 위한 새 반테러 법안의 도입이나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철회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미국의 F-16 전투기를 튀르키예에 판매하기로 한 것도 협상의 결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의 영향

 튀르키예가 결정을 선회하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코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튀르키예와 함께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던 헝가리도 튀르키예가 찬성하면 헝가리도 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기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요?

 결과적으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서 발트해가 나토의 손안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발트해에 위치해 북해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핀란드와 스웨덴이라는 두 중립국이 자유 진영에 서면서 러시아 입장에선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이 완전히 차단되게 됩니다. 러시아가 패권국으로서 유럽과 아프리카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대서양이 필수적인데 발트해가 묵기면 이것이 힘들어지는 겁니다. 기존에 발트해를 통해 대서양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러시아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기존의 진출로였던 발트해가 나토에 의해 둘러쌓이는 형국으로 변화하게 되면서 나토는 러시아의 발트해 영향권을 차단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 입장에선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기존에 발트 함대의 주둔지인 칼리닌그라드 지역도 나토 국가들에 둘러싸이면서 봉쇄당할 위협에 처하게 됩니다. 거기에 핀란드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러시아의 핵심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있기에 안보 위협도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트해의 봉쇄는 러시아에게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고 무역의 핵심인 바닷길이 막히게 되면 러시아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합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동아시아쪽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머지 북쪽 지역은 겨울에 얼어 배를 띄우기 힘들고 흑해를 통한 진출은 튀르키예와 그리스 그리고 이탈리아에 막혀 있기 때문에 아시아 쪽으로 돌파구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라디보스톡에도 항구가 있지만 대서양으로 가기 위해선 너무나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결국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선 중국과 같이 대만을 눈독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연대가 강화되게 되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중국과 함께 쓰기로 합의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또한 새로운 바닷길을 모색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에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시아의 주요 문제로 존재하는 만큼 두 권위주의 국가의 이해관계가 맞는다면 대만에 대한 더 큰 위협으로 번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바닷길을 장악해야 한다는 말처럼, 대양으로의 진출이 중요한 상황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발트해까지 묶인 러시아가 오히려 중국과 같이 극동 지역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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