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롭게 흐르는 가운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과거 소련부터 이어진 두 국가의 인연이 왜 다시 이어지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도움이 절실했던 북한은 차치하더라도 왜 러시아가 북한에 접근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누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소련의 붕괴 이후 북러 관계는 소련이 건재하던 시기만큼의 밀착된 모습은 사라지고 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관계로 변모했습니다. 소련 해체와 함께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이식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푸틴이 집권하고 대유라시아주의를 추구하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서로 실리적 이득을 추구하는 파트너 정도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푸틴이 집권 초기 미국과 테러 협력을 하고 서방에 편입되기 위해 조력했던 것과 달리 2007년부터 본격적은 반서방 정서를 드러내면서 국가주의, 애국주의 혹은 루스키 미르(러시아 세계)를 추구하며 아태지역에 집중하며 세계를 다극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러시아는 영향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와 연대를 강화하고 금융적으로도 탈달러화를 추진해 루블이나 위안으로 결제하며 서방에 대적합니다.
이로 인해 북한 보다도 CIS 국가들에 대한 리더십 회복과 BRICS, 상하이협력기구 등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북한의 중요성은 그렇게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련의 붕괴 이후 30년 동안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 통일에 가장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한반도에서 남북한 등거리 정책에 입각해 북한과 미국 혹은 남북한 간 정직한 중재자로 입지를 다집니다.
2010년대 러시아와 북한 간 주요 교류도 2011년 러-북-남 가스관 연결사업, 철도연결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2014년 북한의 철도를 보수하고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는 <승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의 실리 위주의 정책을 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지금 러시아에게 있어 북한의 가치가 달리진 것 같습니다.
2023년 9월 보스토치니 정상회담으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과 4년만에 다시 만나 지금도 북한의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와의 관계임을 강조하며 북러 관계 발전의 의지를 표명합니다. 특히 정상회담 장소가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였고 북한 방문단에 군사안보 고위 인물들이 참여하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어서 2024년에는 평양에서 양국 정상들이 만나며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가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나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 조약인데요. 한국을 기준으로 외교적으로 외국과 맺고 있는 관계를 지칭하는 용어는 크게 6단계로 구분됩니다.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가 가장 상위의 단계이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전략적 동반자>전면적 협력동반자>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포괄적 동반자 순입니다. 나라마다 조금은 상이하며 선린 우호 관계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국 같은 경우 포괄적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는 중국과 베트남 등의 국가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번 북러 간에 발표한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는 국제관계에서 공개적으로 양국의 협력 수준을 최고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당연히 서방과 한국에 입장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우려의 시선들이 집중되는 곳은 다름아닌 러시아의 전쟁 개입 조항인데요. 바로 조약 4조의 내용입니다. 조약 4조는 체약국 중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 타방은 지체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무게감이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러시아에게도 연루의 위험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러시아도 완충장치를 하나 심어 놓았습니다.
러시아는 “유엔헌장 제51조(자위권)와 북러의 법에 준하여”라는 문구를 추가해 대북 군사원조를 이행할 때 연방 상하원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사실상 러시아의 입맛대로 의회가 허락을 안해서 개입을 못한다고 해버리면 그만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방이 효력을 중지하고자 할 때 타방에 통지 후 1년 후에 조약 효력이 중지되기 때문에 북한을 공격하면 러시아가 무조건 개입한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북러 간의 조약으로 한반도의 새로운 긴장이 생긴 것은 맞지만 러시아는 비교적 자율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북한에 핵심 군사 기술 및 우주 기술 등을 이전하는 모습이 당장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에 무기나 기술을 지원하는 것은 서방은 차치하더라도 한국과도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리는 것이기도 하고 중국도 북한의 무기 고도화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따라 협상 카드로 활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다섯 번째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친러 성향의 아시아 국가들 위주로 순방합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에 방문할 상황이 아니고 ICC의 체포 위험도 있다 보니 친러 위주의 국가를 방문하는 것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 2000년대 이후 러시아는 대외정책 우선 순위를 아시아에 두는 모습입니다. 마치 과거의 러시아가 영국에 막혀 흑해로의 진출이 막히고 동쪽의 아시아로 시선을 돌렸듯 NATO의 동진에 직면한 러시아가 아시아로 활로를 열어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매력적인 파트너로 보일 수 있고 서방과의 협상 카드 혹은 서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는 파트너입니다. 한편, 여러 기사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북한의 포탄을 지원받기 위한 유인으로 밀착을 시도한 것이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다수의 서방 전문가들은 북러간 보스토치니 회담과 평양 회담의 일차적 목적이 북한산 포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목합니다.
하지만 러북 정상회담 전후로 나왔던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포탄 생산량은 얀 2백만 발이고 서방 전체의 포탄 생산량의 7배를 넘어서는 양으로 사실상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을 사드릴 유인이 그리 크지 않다고 보도합니다. 여러 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제 폭탄이 이미 동원이 되었고 불발탄도 엄청 많았다는 보도를 하지만 북러간 대규모 무기거래가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포탄을 빌리는데 불발 리스크에 대한 확인도 없었나? 러시아의 모스크바가 위험한 절체 절명의 상황도 아닌데? 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러의 밀착은 포탄 이상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이유는 미국과 한국에게 주는 압박 혹은 경고입니다.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기술 이전 및 협력 가능성을 흘리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고 있던 한국과 미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즉,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무기 지원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한국 혹은 미국에 위협 신호(Costly Signaling)를 계속 보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못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을 통해 행사하는 한반도의 영향력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고 잠시 중국과 소원한 북한과 관계를 강화할 적기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러시아는 하산에서 나진까지 54km 구간의 철로를 개보수했고 부두 운영권을 49년간 확보했습니다. 해당 철로는 중국을 통하지 않고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루트로 재 3국 수출항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가 충분히 존재합니다.
이처럼 북러 밀착은 단순 포탄 조달이 주된 이유라기 보단 한미일 협력에 대한 대응이나 경고적 성격을 지니고 서방에 막혀 아시아에 집중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재미있는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태림, 2024, 최근 러시아의 대북 정책 평가 및 전망:러시아 내 논의 동향을 중심으로, IFANS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20
김규철, 2024, [이슈 포커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러협력 전망, 월간국방외교저널, Vol.2024 No.8 p 40-42
성원용, 2024, 북러 관계 변화의 동인과 북중러 삼각 체제 전망, 황해문화 Vol.123 No. p55-75
이상준 서동주, 2024, 러우전쟁 이후 북러 밀착과 전략적 이해, 러시아연구 Vol.34 No.1 p203-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