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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시탐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에 개최된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2024년 4월 10일 미국의 워싱턴 D.C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일 관계와 아태 지역의 현안을 주제로 정상회담을 개최하였습니다. 해외 기사들에서도 본 정상회담에 꽤 무게를 두고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내용을 볼 때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전보다 더 대등한 형식의 파트너십과 정상국가화의 염원에 거의 다가선 정상회담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잇따라 이어진 미국-일본-필리핀 정상회담의 영향으로 해당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많은 기사들이 나왔지만 해당 정상회담으로 일본이 미국의 동맹전략에 중심으로 올라선 현 상황에 조금 더 무게감을 싣고 싶습니다.
지난 4월 10일 미국의 워싱턴 D.C.에는 2014년 아베 총리 이후 9년만에 일본 총리가 국빈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가졌고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기시다 총리는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 아태지역 현안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하마스 사태 등 폭 넓은 현안에 대해 토의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일 동맹의 강화입니다. 미일 동맹은 군사 안보 분야에서 미일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위해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미국이 지지하고 자위대와 미군 사이의 상호 운용성 향상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제적으로는 양국이 AI, 반도체 등 중요한 기술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산업 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일본이 2027년까지 GDP 대비 2%로 방위비 증대, 반격능력 보유, 그리고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 신설 등의 강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합니다. 위의 내용들이 하나같이 가볍지 않은 내용들인 것 같은데요. 일단 일본은 세계2차대전 이후 전범국으로서 그 책임으로 미국에 의해 비무장화 되었습니다. 2차 대전의 패전 이후 일본은 미 군정체제 아래에서 헌법에 군대를 보유하지 않음을 명시했고 공격당했을 경우에만 방어적으로 자위대를 사용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수방위 원칙으로 무기수출금지 3원칙, 비핵원칙 3원칙, 우주의 평화적 이용원칙, 공격용 무기보유 불가원칙 등 다양한 법들로 이를 뒷받치고 있습니다. 사실상 근대 주권 국가가 탄생한 이후 국가들이 보유하는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보통국가화’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입니다.
일본은 안보는 미국에 맡기고 경제우선주의 정책을 통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일궜고 점점 보통국가를 추구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아베 총리가 군사력 보유를 위한 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합니다. 그러나 2015년 일본은 미일방위협력지침에 집단적 자위권 개념을 도입해 자위대의 해외파견의 길을 열었고 2022년 개정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반격능력 보유를 명시하면서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즉, 기존에 공격능력은 미국에 맡기도 방어적 능력만 수행했다면 이제는 적국의 미사일 발사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공격적 능력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해당 문서에는 적의 위협을 억제하는데 있어 스탠드오프(Stand-off) 방위 능력 등을 활용한 반격 능력으로 국가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을 지킬 다른 수단이 없으며 필요 최소한으로 행사한다는 3가지 요건을 제시했지만 해석의 애매함이 남겨져 있고 무엇보다 공격 능력이 명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다시 미일 정상회담으로 돌아와서 보면 해당 회담의 입장을 보면 일본의 보통국가화에서 가장 중요한 걸림돌인 미국이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허락한 모양새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성장세가 비록 주춤했다고는 하나 중국을 견제하는 것에 점점 부담감을 느낀 미국이 부담을 공유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미국이 기존에 채택해오던 동맹전략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차륜 동맹으로 불리는 허브앤스포크 체제(거점 체제, Hub-and-Spoke Alliance, 센프란시스코 시스템)로 안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차륜 동맹은 비스마르크 동맹으로도 불리며 과거 독일이 프랑스를 고립시키기 위해 예상되는 적들과 동맹을 체결하여 강력한 동맹을 구축했던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미국의 허브엔스포크 체제는 사진과 같이 미국을 중심으로 아태지역의 여러 주요 국가들이 바퀴살로 동맹체제를 구축한 형태입니다. 기존에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 태국, 호주 등의 국가와 양자 동맹을 형성하면서 부상하는 중국에 대처하는 형태를 띄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형식이 조금 바뀐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한-미-일간 협력 강화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루어진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처럼 양자 뿐만 아니라 소규모이면서 다자적인 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QUAD, 미국-영국-호주가 참여하는 AUKUS 등도 이런 소다자 협력망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허브엔스포크 체제에서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소다자 안보 네트워크를 사람들은 “격자형 구조(Lattice like Structur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방위체제에 격자 구조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기존에 양자 동맹을 통한 단일 대응에서 국가들을 격자의 프레임 안에 소다자 협력체들끼리 묶어 공동 대응을 추구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에 허브앤스포크 체제가 중국을 저지하기에 부족함을 깨닫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동맹국들과 통합억지 전략을 사용하여 대중국 봉쇄망을 짜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진과 같이 격자 구조에는 한-미-일, 미-일-필, QUAD 등 모두 일본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AUKUS에도 일본의 참여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의 격자형 구조 동맹에 일본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의 지위가 한층 격상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미국과 일본이 한층 더 상위의 파트너십으로 격상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일본 양국은 주일 미군과 자위대 각각의 지휘통제 체제 강화하고자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을 동맹 출범 이후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는데요. 한국의 경우엔 일찍부터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연합작전사령부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일본의 주일 미군과 자위대는 분리되고 병렬적인 지휘 체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일 미군사령부는 주일 미군기지의 유지와 관리가 주된 임무로 유사시의 작전 통제권은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조율해야 합니다.
따라서 일본은 지휘통제체제의 강화로 2024년 말에 통합작전사령부 창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육,해,공 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 통제하는 통합작전사령부를 개설하고 미국은 주일미군사령부에 독자적인 지휘권을 부여해 상호간 군사 운용의 효율성을 재고하고자 합니다. 기시다 총리의 말처럼 양국은 각자의 권한 강화 혹은 재조정 선에서 지휘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일본의 반격 능력을 효과적으로 개발 운영하기 위해서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일본 양국은 토마호크 시스템의 운용 능력 획득을 위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최첨단 극초음속 위험에 대비한 활공단계 요격용 유도탄 개발 프로그램 추진을 재확인합니다.
이 밖에도 양국 간 이번 정상회담으로 경제적인 밀착도 볼 수 있었는데요. 양국은 중요하고 신흥 기술 분야인 반도체, AI 등의 영역에서 상대국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AI 분야 연구 파트너십 진행, 양자 컴퓨팅 영역에서 정부 산화기관 협력 등에 합의합니다. 또한, 반도체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 등에 대한 대응을 협의하면서 폭 넓은 분야의 협력에 합의합니다.
이처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지위 격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어진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으로 보아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대적할 핵심 파트너로 필리핀을 택하고 필리핀의 중요성도 한층 올라온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도 한미일 관계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를 잘 활용하여 전략적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조양현, 2024, 미일정상회담평가, 주요국제문제분석, IFANS 2024-05
허재철, 강구상, 이형근, 박은빈, 2024,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세계경제 포커스, Vol. 7 No. 12
이성훈, 조은정, 2023, 일본의 안보전력서 개정 내용과 시사점, 이슈브리프 412호